그리고 오블리비아테. 우린 행복해질 수 있을거야.
옛날, 아주 먼 옛날. 삼 형제가 으슥한 꼬부랑길을 지나던 중이었습니다,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아시나요?
입에서 입으로, 귀에서 귀로 전해져 내려와 우리의 잠자리를 지켜주던 거짓된 이야기를 말입니다… ….

세계관 미숙지와 관한 모든 불이익은 러너 개인의 책임입니다.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세계관 상의 정보는 러닝 중의 스토리 진행에 따라 공개됩니다. 

옛날, 아주 먼 옛날. 삼 형제가 으슥한 꼬부랑길을 지나던 중이었습니다, 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아시나요? 입에서 입으로, 귀에서 귀로 전해져 내려와 우리의 잠자리를 지켜주던 거짓된 이야기를 말입니다… ….

형제들은 깊고 위험한 강을 건너 죽음을 분노케 했고, 교활한 죽음은 그 형제들에게 선물을 주었다지요. 첫째는 그 어떤 것보다 강한 힘을, 둘째는 죽은 이를 소생시킬 능력을, 셋째는 죽음이 자신을 찾을 수 없는 능력을 달라고 말했다지요. 첫째와 둘째는 죽음의 차지가 되었지만, 셋째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스스로 죽음을 찾아가 영원히 친구가 되었다는 이야기.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이야기. 그러니 여기에 한 가지 성물이 더 숨겨져 있다고 하더라도

꽤 그럴싸 하지 않나요?

모두에게 잊혀져 이름조차 모르는 이 성물은 시계입니다. 본디 성물의 문양은 알려진 세 가지 물건을 모아 만든 것이 아니라 이 시계를 보고 만든 것이었다지요. 누가, 왜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지금은 어떤 것의 시간을 빼앗아 다른 것에게 넘겨주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마법사란 원래 공간을 뛰어넘어 이동하며, 시간을 되돌리는 물건을 만들어 보관하고, 영생을 사는 약을 만들어내는 돌을 연성하거나 남의 기억을 
지우기도 하는 존재잖아요. 이 역시 그들다운 일이지요.

소유자 자신도 무엇을 얻었는지 모를 정도로 비밀스럽게 전해지던 이 성물은 어느 미치광이의 손에 들어가 당신이 사는 이 세상의 시간을 빼앗았습니다. 시간이 텅 비어버린 곳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굳이 자세히 말하지 않겠습니다.
세계는 그렇게 머글과 마법사의 구분 없이 완벽하게 멸망했고, 우리도 멸망해가는 세계의 사람이었으므로 나름의 이유에 따라 죽음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어쩐지 뻔한 이야기의 끝 같지만, 성물의 작동 원리를 눈치챈 혹자는 이쯤에서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빼앗긴 시간어디에 쌓였는가?


이야기는 불행하게도 그 대상이 되어버린 이들이 존재했기에 시작합니다… ….


1938년 7월 말

세계는 멸망했습니다. 산 사람이 몇 명 있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건 여러분도 죽음을 
면치 못했다는 겁니다. 그 즈음이 되어서야 시계는 시간을 빼앗기를 그만두고 쌓아둔 것을 도로 뱉어냈습니다. 당신은 안식에 들지 못하고 14년 전으로 되돌아갑니다.
누가 일부러 마법을 건 것인지 시계 스스로의 판단인지 모든 기억을 잃은 채로요.
이것이 불행인가 다행인가 하는 문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다시, 1924년 9월 1일

평온한 호그와트에 새 입학생이 도착합니다. 마법사의 거리에서 입학 허가서에 적힌
준비물을 사고, 덜컹거리는 호그와트 급행열차에 올라 창 밖을 한참 내다보다가, 
도착했다는 알림에 짐을 챙겨 배에 올라탑니다. 새카만 호수를 지나 고성에 당도하면 
온통 마법사입니다. 당신의 새로운 집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마법학교에서의 
일상을 즐기세요. 여름이 지나면 싫어도 전부 떠올리게 되어 있으니까요. 


개장 시점
첫 번째 해금 

여러분은 각자 다른 시점에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모호한 기억을 되찾습니다. 세계가 한 번 죽었고, 자신도 옆의 친구도 마찬가지이며, 어쨌거나 둘 중 하나라도 살아 숨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요. 동시에 25살까지의 기억이 순간순간의 파편처럼 어렴풋하게 떠오릅니다. 이걸 진짜라고 믿는가의 여부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세상의 비밀을 알아차린 어린아이가 뭘 하든 마법 세계는 전과 같이 돌아갑니다.


1학년 여름 방학에서 3학년 여름 방학 전후
1927년 9월 1일,

어느 여름의 물기 이후에 떠오르는 꿈을 믿고 계십니까? 그것은 여전히 자유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름날 쏟아지는 물방울들처럼, 종종 폭력적으로 쏟아지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압니다. 세상도, 마법사도, 하물며 동학년 전체도 아닌 특정한 일부에게만 공유되는 기억이 있고, 그것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종의 과업과도 같다는 것을요.

그렇지 않고서야 십수 년의 삶과 관계에 대한 기억은 불투명한 필름을 덧댄 것 마냥 

모호하면서 세계가 멸망하던 순간과 관련된 기억은 그토록 선명할 리 없습니다. 세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변한 것은 우리 뿐입니다. 꿈인지 과거인지 미래인지 모를 기억에 
사로잡혀 그 안에서 행동했던 것과 다르게 반응하고야 마는,

우리가 이 세계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그 기억을 되찾은 이후에야 들리는 잠잠한 소문이, 보이는 작은 글씨의 활자가 있습니다. 전설처럼 알려져왔던 죽음의 성물은 사실 세 가지가 아니었대. 네 개의 알 수 없는 성물이 실존한대.


 
두 번째 해금

여러분은 각자 다른 시점에 부정하기 어려운 선명한 기억을 되찾습니다. 당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5살까지의 당신이 어디서 무얼 했던 사람이고, 앞으로 당신의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날런지 하는 큰 줄기들이요.. 사람에 따라서, 기억은 단 한 번의 큰 목소리로 당신을 패닉에 몰아넣기도 하고, 잠들 때마다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여전히 눈을 마주한 이와의 관계에 대한 기억은 불투명합니다.


4학년 여름 방학에서 6학년 여름 방학 전후
1930년 6월 1일, 7학년

이 여름의 물기는 여전히 마르지 않습니다. 가랑비처럼 내리던 미래, 아니, 과거… …. 
이것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요. 전생의 기억은 우리를 젖어들게 만듭니다.
 기억과 같은 수순을 밟아가며 괴리감을 느끼고, 후회하고, 공포에 떨고, 기뻐하고… ….

찾은 기억을 바탕으로 기억과 다르게 행동해 본 이가 있을 겁니다. 바뀐 자신의 미래를 

마주한 이도 있을 겁니다. 한 사람의 미래가 바뀌었다면 세계의 미래도 바뀌겠지요. 
왜 하필 우리여야 하는지는 모릅니다. 왜 하필 우리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잊지 마세요. 졸업은 다가오고, 이 물기의 냄새가 흐르는 여름의 시작 역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요.

기억을 되찾은 후에야 보이는 크고 작은 이상 현상이, 들리는 불길한 소문이 있습니다. 

붉은 밤하늘이 세상을 뒤덮고, 식물이 하나 둘 검게 시들어 죽어버린다거나, 
새가 지저귀지 않는 숲의 소리… … . 

마법 세계의 분위기도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신문 1면은 전체적으로 우중충한 기사가 실려 있고,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가짜 예언가들의 등장입니다. 흔히 일어날 법한 이상 현상이라 과거에는 넘긴 일들일까요?


 
세 번째 해금
졸업 이후의 수 년 사이, 여러분은 바로 어제의 일처럼 눈 앞에 펼쳐지는 구체적인 기억을 마주합니다.

이 세계는 어느 미치광이가 벌인 우연에 의해 한 번 멸망했습니다. 허무한 끝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이미 사망한 뒤였고, 언론이 그에 관한 어떤 사실을 알리든지 간에
우리는 세계와 운명을 함께해야만 했습니다. …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며, 과거를 발판 삼아 그를 저지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모호한 옆의 친구에 대한 기억과 함께요.



‌*

‌1938년 6월 24일
‌세계는 멸망까지 한 발자국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역시, 시간을 빼앗긴 이들이 어떻게 죽음의 차지가 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굳이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세상은 이전과 비슷하게 돌아갑니다. 많은 생명이 죽을 동안 많은 용감하고 지혜로운 마법사들이 원인을 찾아나섰고,

곧 해결 방법까지도 밝혀질 겁니다. 물론, 그 때 즈음에는 되돌리기 늦겠지만요. 세계가 다시 한 번 멸망의 코앞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도 꽤 많은 일을 했습니다. 네 번째 성물에 대한 정보를 얻었고, 미치광이의 소재지와 그를 저지할 방법도 찾아냈고, 그가 세력을 구축해서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왜 하필 기억을 잃은 채로 돌아왔는지도 이젠 압니다. 과거의 파편을 하나씩 모아 완성한 발판 위에 현재의 우리가 덧그린 그림입니다.

여름 냄새가 깊어져가는 어느 밤, 미치광이의 대저택에 마법사들이 모입니다. 당신이 회의를 느꼈다던지, 당장이라도 뒤돌아 도망치고 싶다던지,

아직도 현실 감각이 부족해서 객기를 부리는 것이던지 사명감에 불타오르던지 하는 것은 상관 없습니다. 주문을 외우고 과업을 받아들입시다.
미치광이를 죽음에게 바치는 것으로는 세계를 구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무지無知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잊지 마세요.